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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려움
    카테고리 없음 2020. 11. 12. 10:43

    3rd party software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했다. 사실 이런 작업이 개발자로선 가장 고달프다. 대부분의 개발자는 자기가 친숙한 소스 파일만을 건드리길 원하지, 그리고 수정한 소스가 클릭 한 번에 빌드가 되는 것을 원하지, 빌드 환경을 고쳐가며 "왕창(?)" 수정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게다가, 해 내더라도 별로 인정을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거 그냥 갖다 붙이면 되는 거잖아."하는 소리가 두렵다. T.T

    Cmake 문서를 보아가며 숨가쁘게 고쳐나가다가 나중에 제대로 동작하지 않는 것을 발견했다. Temporary로 생성되어야 하는 파일을 찾지 못하겠다는 한 줄 에러만 뿌릴 뿐, 왜 생성하지 못했는지에 대해서 아무런 단서가 없다. 그 파일이 뭐하는 놈인지, 어떻게 생성되는 건지, python script에서 생긴 에러인지 혹은 다른 makefile 혹은 .cmake에서 생긴 에러인지... 아무런 얘기도 없이 딱 한 줄... 무슨 화두와도 같은, "metadata.bin: file not found." (소설 쥬라기 공원에서 공룡 알을 외부에 빼돌리려던 네들리(?)가 죽고 나서, 그가 임시로 차단해 놓은 전원 시스템을 복구하기 위해 그가 만든 프로그램을 사람들이 쳐다보는 구절이 생각난다.)

    이 경우, 에러 메시지가 얼마나 소중한지를 다시 깨닫게 되는데, 아마도 개발자가 가장 잡기 힘든 문제는 이렇듯 별다른 에러 메시지 없이 디버깅을 시작해야 할 때일 것이다. 이 경우 여기저기를 찔러보면서 범위를 점차 좁혀 가는 방법 외에는 없다. 일종의 "binary search"와 같다고 할까... T.T

    그리고, 또 하나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은, 혹시라도 내가 몰랐던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어떡하지 하는 두려움이었다. 현재, makefile에서 cmake로 전환하는 과도기라 아직 빌드 체제가 둘 다 사용하는 걸로 되어있는데, 뭐가 뭘 사용하는지는 관련 CI 개발자가 아니면 따라가기가 무척 난해하기 때문이다. 사실 이 두려움이 가장 힘들었는데, 완전히 해결하기 직전까지도 항상 따라다니면서 끊임없이 힘들게 했다. "이젠 포기해야 하나. 더 이상은 나도 모르겠다. 그리고 아무도 눈치 채지 못하게 덮어버릴 수 있잖아." T.T

    하지만, 이번의 경우도(?) 문제는 이외로 단순한 내 실수로 인한 것이었다. 예상되는 동작을 당연한 것으로 가정하였지만 실은 그 가정이 잘못된 데 있었다. 따라서 한 줄만 수정하면 끝나는, 아주 허탈하게 쉬운(?) 문제였다.

    결론적으로는 너무나 쉽게 끝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엄청난... 엄청난 갈등을 했었다. 왜냐하면, 그걸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나의 실수를 깨닫기가 쉽지 않다는데 있다. 아무리 살펴보아도 도무지 해결책은 보이지 않고... 아무리 살펴보아도 모두지 뭐가 잘못된 것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이번 주까지는 끝내야 하는데 하는 생각과... 앞서 말한 두려움은 자꾸만 나를 사로 잡고... 이 때 정말이지 그만두고 싶다. 슬쩍 넘어가고 싶었다.

    하지ᅟ만 웃기는 것은, 그래... 주말을 포기하고 휴가를 포기하자... 마음을 잡고 편안한 마음에서 처음부터 보기 시작하니 내 실수를 찾을 수가 있었다. 음... 늘... 그래왔듯이... T.T

    이런 반전은 많이 겪어와서 이젠 별로 놀라지 않을 법도 한데... 여전히 반복하는 것을 보면 아직도 그 무언가를 넘어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일 것 같은데... 음...

    너는 두 아이의 엄마라며 엷은 미소를 지었지
    나의 생활을 물었을 때 나는 허탈한 어깨짓으로
    어딘가에 있을 무언가를 아직 찾고 있다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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